2021년 6월 28일

홈어드밴티지

홈필드 어드밴티지에 관하여.


 
홈필드 어드밴티지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말 중에 (똥개도 자기집에서는 50% 먹고 들어간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그런데, 예전에 인기 있었던 권투에서 자주 듣던 말이. 경기에서는 이기고 판정에서 졌다는 말처럼 홈필드 어드밴티지를 홈팬들의 일방적이고 열광적인 응원과 홈팀에게 유리한 심판의 판정 등과 같이 소극적으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2002월드컵에서 한국이 4강에 진입한것은 홈필드 어드밴티지의 극치일 뿐이라는 말들도 많았습니다.
 

 
기본적으로 홈경기를 가지면 이동할 필요가 없습니다. 한국에서도 시즌전에 리그 일정 등이 나왔을 때에 이동거리가 가장 적은팀이 희희낙락하는 모습을 자주볼수 있듯이 한국의 몇배가 되는 메이저리그에서는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동에 소비되는 시간까지 충분한 휴식을. 그것도 자신의 안방에서 취할수 있기에, 홈팀이 원정팀에 비해 유리한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볼수 있습니다. 또한 모든 야구장은 홈팀 위주로 되어있기 때문에, 원정팀의 경우 락커룸이 좁다던지 샤워시설이 없다던지. 화장실이 몇개 안된다던지 등으로 불리한 조건이 형성 될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야구나 축구 등에서는 경기장 자체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세팅할수도 있습니다. 이상하게도 한국의 야구팬들은 정의감과 공평함에 불타는 분들이 많아서 그런지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야구장을 세팅하는 것은 정정당당하지 않는 것으로. 이겨도 꼼수로 이겼다던지 뒷 말들이 많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홈팀이 홈구장을 야구룰에 저촉되지 않는 한도내에서 유리하게 세팅하는 것도 야구의 일부분이고, 또한 당연한 권리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2004년 ESPN이 선정한 스포츠 역사상 가장 더티한 선수 1위 타이콥 선정.

대표적인 예가 타이콥(4할 3번, 23년 연속 3할) 슈퍼 레전드에 얽힌 이야기라고 할수 있습니다.데드볼시대를 대표하는 강타자로 이름 높은 타이 콥이지만, 인간성이 개차반이었듯이 꼼수에서도 천재성을 발휘하였습니다. 데드볼시대에는 반발력이라고는 솜뭉치만큼 없는 볼을 사용했기에, 거짓말 좀 보태서 홈런은 정말 운좋은 경우가 아니면 보기 어려웠습니다. 홈런가뭄으로 득점은 안타와 도루 등과 같은 스피드야구에 의존할수 밖에 없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발 빠른 타자들의 전매특허는 기습번트나 바운드가 높은 땅볼을 안타로 만드는 것입니다. 타이콥은 번트를 대거나 친 타구가 야수 앞까지 굴러가지 못하도록 홈 플레이트와 마운드 사이에 물을 왕창 뿌리도록 하였습니다. 야구장 관리인이 얼마나 물을 많이 뿌렸는지 공을 잡기 위해서 달려온 야수가 미끄러져서 넘어지는 일도 비일비재 하였습니다. 야구장에 웅덩이를 만든 타이콥과 야구장 관리인을 비꼬기 위해서 Cobb's Lake라고 부른 것입니다. 비도 오지 않는 햇빛이 쨍쨍한 날에 흙탕물 속에서 공을 잡기 위해서 허우적 거리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코메디의 한장면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타이콥과는 다른 이유로 물을 뿌린 경우도 있습니다. 1960년대 초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LA다저스의 도루왕 모리윌스의 스피드를 죽이기 위해서 1루 베이스 근처를 축축하게 적셔 놓았습니다. 투수왕국인 다저스는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마운드를 높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복수가 되었습니다. 야구장의 꼼수에서는 빠지지않는 팀이 시카고 화이트삭스입니다. 1940년대의 화이트삭스는 야구규정에는 시즌동안에는 펜스를 움직일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상대팀에 따라서 야구장의 펜스를 조절하였습니다. 장타자가 많은 양아치들과 같은 팀과의 경기에서는 펜스를 뒤로 물리고, 장타자가 많이 없는 팀과의 경기에서는 반대로 펜스를 당겼습니다.
 

 
산동네표 불방망이로 고생하고 있는 콜로라도 로키스는 2002년에 습도가 높으면 볼의 탄성이 줄어드는 것에 착안해서 경기에 사용할 야구공들을 습도 40%로 유지된 창고에 몇주동안 보관시켰던 적도 있습니다. 초반에는 그럭저럭 효과. 경기당 득점이 5점 정도 낮아지는 효과가 있어서, 유레카를 외쳤지만, 시즌이 경과하면서 결과적으로 별반 달라진것이 없었습니다. 로키스가 습도에 주목했다면, 화이트삭스는 온도에 주목하였습니다. 1950년대 후반 양아치들의 미키 맨들과 요기베라 등의 장거포에 고생하던 화이트삭스는 야구공을 아이스박스에 냉동보관 하였습니다. 냉동볼이 일반볼보다 탄력이 줄어드는것을 이용하였지만, 큰 효과를 보지는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떨까요?. 많이 호전되는 추세이긴 하나. 여전히 홈필드 어드밴티지는 행해지고 있습니다. 천연 잔디구장의 경우에는 잔디를 어떻게 깍아내느냐에 따라서 여러가지 상황들이 나올수 있습니다. 번트에 능한 팀과의 경기에서는 내야의 잔디를 짧게 자르는 것으로 번트댄 볼이 별 저항을 받지 않고 잘 구르게 할수도 있습니다. 또는 1루와 3루라인을 어떻게 그리는가에 따라서 변수도 생길수 있습니다. 그리고, 원정경기에 나선 팀의 투수들은 매우 민감하게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불펜의 마운드 높이와 실제 마운드의 높이가 다를수있기 때문에 공을 놓는 릴리스포인트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습니다. 선발투수의 경우에는 문제가 줄어들수 있지만, 구원투수의 경우 불펜의 마운드 높이에서 피칭감을 잡은 상태에서 경기에 투입될 경우 실제 마운드가 볼펜의 마운드보다 낮기 때문에 공이 뜰수밖에 없습니다. 구원투수들이 중요한 순간. 위기상황에 투입되는 것을 생각하면, 불펜과 실제 마운드의 미묘한 차이로 경기결과가 뒤바뀔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과거에는 투수들이 불펜에서 어깨를 푸는 정도의 워밍업에 만족하고 실제 마운드에 올라서 던지는 8개의 연습구로 감을 잡을수 밖에 없었습니다.
 

 
연못 위의 백조가 우아하게 떠있기 위해서 수면 아래에서 새가 빠지게 발길짖을 하듯이 단순히 던지고 치고 달리는 것처럼 보이는 야구도 이면에는 치열한 두뇌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홈어드밴티지는 비열한 꼼수인가, 아니면 승부의 묘미를 더해주는 머리싸움인가?. 상대 락커룸 등을 도청까지 하는 NFL을 보면서도 하나의 전술로 보는것이 맞을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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